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 육성파일 최초 공개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제1회 정신대문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습니다. 피해 사실을 증언한다는 것은 일본군에 유린당했던 끔찍한 기억을 온 몸과 마음으로 다시 떠올려야 하는 고통입니다. 언니와 조카들의 만류에도 일본의 만행에 대한 신고를 결심함으로써 이후 더욱 쓸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김복동 할머니의 신고 덕분에 연대회의 후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네덜란드 여성들 등 세계 각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본 여성들이 신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복동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증언의 파장으로 은폐된 진실이 드러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서 모든 무력분쟁에서의 성폭력 문제가 전쟁범죄이며, 인도에 반한 범죄로 그 결의문에 기록하게 되는 역할을 한 대단한 사건이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 육성 파일은 영화의 제작을 위한 자료 조사 과정 중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내 자료실에 기적처럼 발견한 것으로 이번 영화에서 사상 최초로 공개되게 되었습니다.

영화 ‘김복동’의 메가폰을 잡은 송원근 감독은 정의연과 미디어몽구를 통해 4백기가 분량의 파일과 6mm테이프 40개의 방대한 자료를 전달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돌아보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과 고뇌를 화면으로 옮겨냈습니다. 송원근 감독은 “영화를 염두하고 기획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토조선중고급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 중 김복동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취재하면서 영화로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 취재를 다녀온 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더 강렬해졌다. 전 세계 사람들이 ‘김복동’이라는 이름을 더욱 되새기게 되길 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영화 ‘김복동’은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전 세계를 돌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을 가지고 싸워온 김복동 할머니의 발자취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진한 감동을 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