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족벌' 포인트] 조선·동아 누가누가 잘하나 ④ : 독자 속이는 '기사형 광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핵심 과제가 '언론개혁'임을 보여주는 뉴스타파의 신작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가 현재 절찬 상영 중입니다.
뉴스타파는 '족벌-두 신문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족벌 관람 길잡이'를 연재합니다. 오늘은 두 신문이 앞장서서 펼치고 있는 변종 돈벌이 수단, '기사형 광고'를 소개합니다.
기사형 광고는 기자 이름을 다는 등 정식 보도의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사실은 광고나 다름 없는 기사를 말합니다. 한국 언론들은 기업과 기관의 돈을 받고 해당 기업·기관을 홍보해주는 기사형 광고를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진 않죠. 독자를 기만하면서 광고비를 챙기는 것입니다.
▲ 국내 중앙일간지 및 경제지 5곳의 기사형 광고 적발 누적 건수.
신문부수 1,2위 조선·동아...'기사형 광고' 장사는?
그렇다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어떨까요. 아래는 2019년 1월 15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건강식품 회사인 '씨스팡'의 '혈관팔팔 피부팔팔'이라는 제품을 홍보해주고 있죠. 아예 한 면 전체를 씨스팡 제품 홍보에 할애했습니다. 전형적인 기사형 광고입니다.
▲ 2019년 1월 15일 조선일보 지면. 건강식품업체 '씨스팡'의 제품을 홍보하는 기사형 광고가 한 면 전체를 차지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기자의 이름까지 달고,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똑같은 씨스팡 제품의 광고기사를 1월 15일뿐만이 이후에도 계속 내보냈습니다. 1월 22일, 2월 13·19일, 3월 12·19일, 4월 16일에도 확인됩니다. 사진과 디자인, 글의 구성만 다를 뿐 내용은 매우 유사합니다. 1월 22일, 2월 19일에 실린 씨스팡 광고 기사의 사진은 아예 똑같습니다.
▲ 2019년 1월 22일 조선일보의 '씨스팡' 광고 기사.
▲ 2019년 2월 19일 조선일보의 '씨스팡' 광고 기사. 위 1월 22일 기사와 사진이 똑같다.
2019년 한 해 동안만 조선일보는 씨스팡의 제품을 홍보해주는 기사형 광고를 무려 50건 넘게 실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수환 문자'에도 등장한 조동의 '기사 장사'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2015년 4월 4일 제빵업체인 파리바게뜨가 '바게트 빵 3종'을 출시했다고 1단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단순한 홍보 기사처럼 보일 수 있죠.
▲ 2015년 4월 4일 조선일보의 파리바게트 홍보 기사.
그런데 뉴스타파의 '박수환 문자 보도'에 따르면, 홍보대행업체 대표인 박수환 씨는 당시 이 기사에 대해 '단신 하나에 1억씩 주고 사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전형적인 기사형 광고였던 셈이죠.
▲ 2019년 1월 29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박수환 문자' 기사 중 일부. '조선일보 기사에 1억 원을 썼다'는 내용이 나온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동아일보에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기업 GE와 관련된 5건의 특집기사가 연재됐습니다. 제목은 'GE의 혁신 노트'. 이 시리즈 기사를 본다면, 비즈니즈면에 실리는 흔한 기업 홍보기사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따르면, 동아일보는 이 특집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GE로부터 1억 원을 받았습니다. 동아일보는 기사 어디에도 기사형 광고라는 사실을 알리는 문구나 표시를 해두지 않았습니다.
▲ 2014년 11월 10일 동아일보의 'GE의 혁신 노트' 기사.
신문 구독률 매해 최저...'변종 돈벌이'가 새로운 비즈니스
수년 째 신문 구독률은 매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6.4%를 기록하기도 했죠. 그런데 신문기업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매출액은 여전히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동아일보의 매출액은 최근 소폭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 신문 구독률은 매해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조선일보의 매출액은 눈에 띄게 줄지 않았다. 동아일보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그 뒤에는 기사형 광고와 같은 변종 돈벌이가 숨어 있습니다. 독자를 속인 대가로 기업과 기관의 지원을 받아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겉으로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정론직필'의 언론이라고 자랑하면서도, 스스로 한국 언론의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는 족벌 언론의 민낯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는 IPTV 3사(KT Olleh TV, SK Btv, LG U+ TV)와 홈초이스(케이블TV VOD), 그리고 Seezn, U+모바일tv, 네이버시리즈온, CJ TVING, WAVVE, 구글플레이, 곰TV, 카카오페이지, 씨네폭스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는 뉴스타파 회원님들의 소중한 회비로 제작했습니다. (후원 페이지 링크 : https://newstapa.org/donate_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