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니 할머니의 원전이야기② 박정희, 더 킹 오브 원자력
안뇽 여러분!
원전상식을 쉽고 재밌게 알려주는 월성할머니, 부니예요~
오늘은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현황에 관해 알려줄 거예요.
Q1.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 원자력의 아버지는 누굴까요?
핵발전소의 건설 계획도 가장 많이 했고, 기초작업까지 했으니까요.
최초의 핵발전소 고리1호기는 1971년 착공돼 87개월의 공사 끝에 1978년 7월 준공됐어요.
그 때 박정희가 준공식에 참석해 이런 말을 했어요.
▲ 박정희가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시찰하는 모습
“조국 근대화와 민족 중흥의 도정에서 이룩한 하나의 기념탑”이라고요.
제가 사는 나아리 월성1호기는 1975년 착공돼 8년 뒤인 1983년 전두환 때 준공됐어요.
전두환도 준공식 때 월성을 방문했었죠.
▲ 전두환과 부인 이순자가 월성원자력발전소 3호기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Q2. 월성1호기가 준공됐을 때 어땠나요?
핵이 조금은 위험한지는 알았지만 핵발전소는 핵폭탄과 달리 깨끗하고 안전한 것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월성원전 앞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체육대회도 하고,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죠.
일종의 명소였던 셈이죠.
Q3. 현재 핵발전소는 몇 개나 돌아가요?
현재 가동중인 핵발전소는 모두 24개예요.국토 면적당 전세계 1위죠. 현재 건설중인 원전도 2개가 더 있고요.
제가 사는 월성에도 5개가 가동중이네요.
지도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는데,4개 지역에 밀집돼 있지요.
한빛 원전 (전남 영광군 홍농읍) 6기
한울 원전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6기
고리 원전 (부산 기장군 고리, 울산 울주군 서생면) 7기 (2기 건설중)
월성 원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양북면 봉길리) 5기
Q4. 그런데요. 한빛, 한울... 이런 핵발전소 명칭은 지역 명칭과는 다르잖아요. 왜 그래요?
한빛 원전은 전남 영광에 있고요. 한울 원전은 경북 울진에 있어요.
처음에는 영광원전, 울진원전으로 불렀죠.
그런데, 지역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는 지역 여론을 핑계로 이름만 살짝 바꾼 거죠.
한빛, 한울 이렇게 말이죠.
또 울산의 신고리 3,4호기는 새울원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월성원전같은 경우에는요.
본래 그 곳이 경북 월성군이어서 월성원전인데,월성군이 경주시로 통합된 후에도 이름을 경주원전이라고 바꾸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지명으론 월성군은 없고,월성원전만 남아 있는 셈이지요.
Q5. 수명 연장? 핵발전소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설계수명이라고 하는 건데 발전소를 몇년동안 쓸 수 있도록 설계되었나 하는거죠.
설계수명이 지나면 그만큼 낡고 노후됐다는 거예요.
지금 가동중인 우리나라 핵발전소 중 월성2,3,4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 그 외의 발전소들은 40년이예요.
그런데 얼마 전 완공된 신고리 3,4호기와 지금 짓고 있는 신고리 5,6호기는 설계수명이 무려 60년이래요.
Q6. 그럼 유통기한이 끝난 핵발전소는 어떻게 되나요?
가동한지 40년 된 고리1호기는 2017년에,월성1호기는 2018년에 가동을 영구정지했어요.
이제 노후 원전이 됐으니 더이상 가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죠.
2030년이 되면 현재 가동중인 핵발전소 중 10기가 설계 수명이 끝나요.
그 때 가서 가동을 완전히 끝내면 핵발전소 숫자는 많이 줄 거예요.
그리 되면 제가 사는 월성은 다시 핵발전소 없는 땅이 될겁니다.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원자력 산업계는 자꾸만 재가동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요.
Q7. 왜 우리나라 원전이 더 위험한가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한 동네에 핵발전소가 몰려있는 나라가 없어요.
한 동네에 6개가 기본이니까.
신고리 5·6호기가 추가로 건설되면 부산 기장군 고리 부지에는 사용후핵연료가 남아있는 고리 1호기를 포함해 10기의 원전이 자리하게 돼요.
말 그대로‘원전단지’가 형성되는 것이죠.
반경 3㎞ 안에 10기의 원전이 한 데 모여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해요.
핵발전소 반경 30km(긴급보호조치 계획구역 :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피 등 대책을 사전에 집중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설정하는 구역) 안에 사는 사람도 우리나라가 제일 많아요.
월성은 130만 명, 고리는 무려 380만 명이에요. 대부분 부산 사람들이죠. 후쿠시마는 17만 명이었어요.
이렇게 한 곳에 원전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또 사람도 많이 살고 있으니, 만일 사고가 나면 얼마나 피해가 크겠어요?
후쿠시마도 지진으로 전기가 나가니 가까이 붙어있는 핵발전소 3개가 동시에 폭발했잖아요.
글 남태제 감독
디자인 이도현
편집 허현재 박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