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니 할머니의 원전 이야기 ③ 요즘 핫한 월성, 가볼만한 곳은?

짜잔! 오늘 부니할머니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죠?

제 고향, 월성에 가볼만한 곳을 소개하고 싶어 관광 가이드로 변신했답니다!

월성 토박이, 부니 할머니가 알려주는 월성, 고고씽 해볼까요~?

Q 1. 월성에 가볼만한 곳은 어디에요?

과거에는 월성군이었고, 지금은 행정구역으로 경주시 양남면, 양북면, 감포읍인데요. 가족, 친구들이 함께 가볼만한 곳이 꽤 있어요. 쪽빛 바다와 시원한 소나무숲이 참 예뻐요. 한적하면서도 멋스러운 몇 곳을 소개할게요.

양남면 하서항에서 읍천항 사이에 주상절리가 펼쳐져 있어요. 주상절리는 흐르는 용암이 갑자기 굳으면서 생긴 지형을 말하는데요. 보통은 제주도가 떠오르죠. 하지만 양남 주상절리도 근사하답니다. 

이 곳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돼 있어요. 주상절리 옆에는 '파도소리길'이라는 이름의 산책길이 있는데 풍경을 감상하며 가볍게 걷기에 좋아요.

대왕암, 양북면 봉길리 해수욕장 앞 바다에 있는 신비한 모양의 바위인데요, 신라 문무왕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죠. 옛날부터 수학 여행 코스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양북면 용당리에 있는 신라시대 절터인데, 삼층 석탑 2개가 잘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으로 의미도 있고 풍경도 아름답죠. 늦은 오후 석탑을 비추는 고즈넉한 햇살을 느껴보세요. 예전에는 대왕암과 함께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였어요. 

해변도 좋은 곳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나정리 고운모래해변이에요. 푸른 바닷물과 백사장의 고운 모래로 유명하죠. 바로 위쪽에는 전촌리 솔밭해변이 있는데, 이 곳 역시 바다와 소나무숲이 잘 조성돼 있어요.

Q2. 월성에서 사진 촬영에 좋은 곳은 어디인가요?

양남면 읍천항에는 등대가 두 군데 있는데, 하얀색과 빨간색 등대예요.

등대 앞에서 바다쪽을 바라봐도 예쁘고, 포구와 마을 쪽도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옵니다. 빨간색 '첨성대 등대'는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예요.

양남면 하서리 율포진리항 방파제를 따라 쭉 가다보면, 커다란 빨간색 자물쇠가 서 있어요. 자물쇠 가운데 하트 모양으로 돼 있는데, 사람들은 이곳을 '사랑의 열쇠'라고 불러요. 연인, 가족들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 만들기에 좋아요. 

하서항에서 읍처항으로 이어지는 ‘파도소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읍천항을 내려다보는 언덕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곳도 바다와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랍니다. 언덕에서 내려와 북쪽으로 걷다보면, ‘벽화마을’이 나옵니다. 

Q3. 월성의 맛있는 음식은?

옛 월성군의 가장 북쪽이었던 감포읍에 가면 물회가 맛있어요. 물회는 생선회와 각종 채소를 양념장에 비벼 얼음물이나 차가운 육수에 곁들여 먹는 음식인데요, 포항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어서 그런지, 포항과 붙어있는 감포에서도 유명하답니다.

양남면 앞바다 주상절리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돌미역은 칼슘이 많고 맛도 뛰어나 옛날부터 명품으로 이름 높았어요. 돌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난답니다.   

양남 주상절리빵이라고 있어요. 주상절리 무늬가 찍힌 가리비 모양의 밀가루 반죽 속에 호두와 팥을 고명으로 넣었답니다. 경주 황남빵과도 비슷하기도 한데, 주상절리를 이름으로 내세운 양남 지역 특산품이지요. 

Q4. 원전이 생기고 사라져 버린 명소도 있나요?

▲ 신월성1,2호기 준공식 (2015년)

대왕암이 있는 봉길 해변에서 주상절리가 있는 읍천항까지 이어지는 해변은 풍광이 좋은 곳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봉길 해변에서 500 미터만 더 가면 바닷길이 막힙니다. 월성 원전 단지가 들어서면서 길을 막았기 때문이죠. 양북면 봉길리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신월성 원전이 세워졌고, 양남면 나아리에도 월성원전 4개와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이 있어요. 월성원전이 들어서면서 좋았던 해안선이 끊긴 셈이죠.

이것 말고도 없어진 게 많아요.

소나무 숲이 근사해서 이름붙인 '송하마을', 신라 석탈해 왕이 자란 곳으로 알려진 '장아마을' , 유난히 보리밭이 많았던 작은 포구 '모포마을'은 1970년대 월성 핵발전소 부지로 지정되면서 없어지고, 주민들도 이주했지요. 주민들은 원전 때문에 사라져 버린 옛 고향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지요.

이젠 돌미역도 사려는 사람도, 여행객들도 많지 않아요

예전에는 감포, 양남, 양북 모두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고, 횟집들도 덩달아 장사가 잘 되었어요. 그런데, 원전이 들어서고, 후쿠시마 사고가 나고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제는 여행객들이 부쩍 줄었어요. 지역 특산물인 돌미역을 사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해요. 제가 잘 아는 양남면 수렴리 횟집 주인 할머니가 있는데요. 원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답니다.

글 남태제 감독
디자인 이도현
편집 허현재, 박종화